서른두개불꽃
[Quill] 공경도하

아서의 공무도하 플레이로그

 

...저도 제가 이만큼 긴 세월을 까먹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던 공경도하 플레이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 생과 사와 실종과 어쩌고를 얘기하다가 갑자기 확 생각이 나서 또 잊어버리기 전에 후다닥 가져왔어요. 홀로 있는 시간동안 아무 것도 안 할 것 같진 않아서 컨셉을.. 처음엔 닷도 아서한테 편지를 따로 쓰고 있었음 (그래서 필체) -> 전파를 받고 답장 격으로 보내는 전파 ... 로 잡았어요. 어투라든지 여러가지 신경을 꽤 썼는데 그거에 비해...

...

....결과가 xx

...

...아무튼

.................

....이거정말 짜릿한 자해네요 그렇지만 즐거웠습니다...

...하.. xx

다음에도 시간이 괜찮으시다면 짝꿍편지 또 써요 즐겁네요 편지라는 일방향적 매체여서 마음대로 시간을 주물러도 되는 점이 제일 즐거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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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위기의 연속입니다.
 
이 말의 감흥은 인류가 모성에 갇혀있을 시절에도 이미 닳아버렸지만, 우주로 진출한 지금에 와서는 아예 없어져 버렸습니다.
 
인류는 우주를 안전하게 항행할 기술력을 확보했지만, 우주는 그 이상으로 넓고 위험했으니까요.
 
위험의 가능성이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올라가는 것은, 수학적으로 당연한 일입니다.
 
.
 
.
 
그래도 이런 방식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모성을 향해 귀환하던 아트로포스 34호는, 멀쩡한 항행 궤도 위에서 조난되고 말았습니다.
 
사실 멀쩡하다는 말에는 어폐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234-8679-3T호 궤도는 아트로포스의 항행을 마지막으로 폐쇄가 결정됐으니까요.
 
그리고 당신이 위기에 처한 것도, 궤도 탓은 아니었습니다.
 
아트로포스의 엔진은 멈춰버렸고, 우주선은 고립됐습니다.
 
.
 
.
 
우리들이 궤도의 마지막 이용자였으니, 더 이상 다른 우주선이 지나갈 것을 바랄 수도 없습니다. 이대로 우주 속에서 몇 년을 더 버틸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모성으로는 돌아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탑승자들은 비교적 담담하게 이런 상황을 받아들였지만, 당신만큼은 그럴 수 없었습니다.
 
아트로포스와 가장 가까운 곳에, 행성이 하나 있습니다. 아스트라이오스라는 이름의 행성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습니다.
 
항행 궤도 근처에 있기는 하나, 인류가 발을 들이지 않았던 미개척 행성입니다.
 
최초의 정책 결정자들은, 아스트라이오스를 버린 이유를 알고 있었겠지요.
 
A. 다아시:그러나 지금의 우리는 모릅니다.
 
가지 않겠다는 결정에 따라 가지 않았더니, 마침내 갈 필요가 없어져버린 것입니다.
 
모두가 반대했지만 당신은 결심했습니다. 아스트라이오스에 내려가 보기로요.
 
.
 
.
 
거주에 적합한 환경을 가졌다면, 여기에 터전을 만들고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주선에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은, 당신에게 있어서는 기나긴 죽음을 시작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홀로 탐사선을 타고 아스트라이오스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그런 결정은, 결과적으로는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아스트라이오스의 환경 자체는, 무척 황량하긴 하지만 지구라고 해도 좋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생존 환경에 있지 않았습니다.
 
행성에 도착하고 한나절이 지났을 때, 당신은 아트로포스 34호에서 탑승자 칸 아서가 보낸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내용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전파는 적색편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강력한 중력 때문이고, 이는 필연적으로 시간대의 왜곡을 발생시킵니다.
 
당신이 계산한 바, 아스트라이오스에서 하루가 지날 때 바깥에서는 1 태양년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이미 한나절이 지났으니, 밖에서는 반년이 흘렀을 것입니다.
 
이런 행성에 사람이 들어와서는 안 됩니다.
 
어쩐지 아서가 신경 쓰이는 이유가 뭘까요.
 
그는 유독 당신에게 자상한 모습을 보였지요.
 
이제는 속내를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당신은 아트로포스 34호를 향해 메시지를 보내기로 했습니다.
 
자신에 대해서는 잊어버리고, 가능하다면 다른 방법을 찾으라고 말입니다.
 
행여 자신을 걱정하지도 말고, 자신을 구하려고 내려와서도 안 된다는 사실을 전해야 합니다.
 
.
 
.
 
 
이럴 줄은 몰랐던 PC A. 다아시
 
감정 : 보통
 
문장력 : 좋음
 
필체 : 나쁨
 
 
당신은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루는 입장이므로, 오탈자 판정 시 주사위를 하나 더 굴립니다.
 
당신은 충분히 이성적입니다. 자신을 버리라고 말하는 입장이니까요. 문장력 판정에 실패할 경우, 주사위를 다시 한 번 굴릴 수 있습니다.
 
 
첫 문단
 
A. 다아시:아무래도 마음이 개 복잡할 것 같으므로.. 감정 판정을 수행합니다
rolling 2d6>4
 
(
6
 
+
5
 
)
 
 
=
2 Successes
 
문장력 판정
 
A. 다아시:
rolling 3d6>4
 
(
4
 
+
1
 
+
5
 
)
 
 
=
2 Successes
아이쿠 4도 인식을해버리네 >5로 하겟습니다
 
 
A. 다아시:아서 씨. 여기는 아스트라이오스입니다. 이 곳은 굉장히 생존에 유리하지 않은 환경이에요. 예전부터 도박에 그렇게 능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비장한 각오를 품고 한 도박까지 이렇게 결과가 좋지 않을 줄은 몰랐어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해서 말이에요. …이 곳은 시간이 다른 곳과 다르게 흘러가요.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던 최첨단 과학과, 당연한 상식, 모든 게 존재하지 않아요. 황량한, 태초의 지구와도 같은 환경이죠.
이런 곳에서도 살 수는 있겠지만, 글쎄요.
'살' 수는 있겠지만 사회를 구성할 수는 없겠지요.
 
필체 판정
 
A. 다아시:
rolling 1d6>5
 
(
1
 
)
 
 
=
0 Successes
 
1문단 총합, 감정 +1, 문장 +1, 필체 0. 2점.
 
 
두번째 문단
 
문장력 판정
 
A. 다아시:
rolling 3d6>5
 
(
4
 
+
5
 
+
1
 
)
 
 
=
1 Success
요약해서 말씀드리자면, 이 행성에서 강한 적색편이가 나타나요. 바깥에서 메시지를 수신하긴 했지만, 아트로포스에서 언제 보낸 메시지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아마 이 메시지도 한참을 있다가 당신에게 전달될지 모르겠습니다.
…….
저보다 한참 인생 선배이신 분들 말 들어서 손해일 건 없다고 늘 생각을 했는데, 왜 딱 그 때만 변덕이 일어났을까요?
아마 당신과, 다른 사람과 살고 싶어서이기도 하겠지만…. 글쎄요. 저는 제 인생이 싫지도 않지만 좋지도 않아서….
그럴듯한 핑계로 세상을 등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끝까지 뜯어 말려서 붙잡으려고 했던 당신한테는….
 
A. 다아시:건방지게도 죄책감이 들어요.
 
필체 판정
 
A. 다아시:
rolling 1d6>5
 
(
6
 
)
 
 
=
1 Success
 
2문단 총합, 문장+1, 필체+1, 2점.
 
 
A. 다아시:감정 판정 수행합니다.
rolling 2d6>5
 
(
6
 
+
5
 
)
 
 
=
2 Successes
 
세번째 문단 문장력 판정
 
A. 다아시:
rolling 3d6>5
 
(
6
 
+
2
 
+
5
 
)
 
 
=
2 Successes
혹시 연방우주국에서는 별 소식이 없던가요? 이만큼 거대한 인원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 말이죠. 부디 그 곳에는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긴 신호가 왜곡되어 어떻게 되었는지, 바깥의 소식을 들을 일은 없을 것 같지만….
…….
우습게도 계속 기억이 나요. 어떻게든 저를 붙잡아 두려고 했던 당신의 말이나, 손길이나…. 왜일까요. 솔직히 말해 지금까지 제 인생에서 그렇게까지 제 생존을 바랐던 사람은 없거든요. 보통은 그게 가족이었겠지만 저는 가족이 없으니까.
가족이 있는 사람들은 이런 감정을 아무 대가를 바치지 않고 느낄 수 있는 건가요. 꽤 편안했어요. 아서 씨. 당신과 있으면 말입니다.
 
필체 판정
 
A. 다아시:
rolling 1d6>5
 
(
2
 
)
 
 
=
0 Successes
 
3문단 총합, 감정 +1, 문장 +1, 필체 0, 2점.
 
 
네번째 문단
 
A. 다아시:감정 판정 수행합니다.
rolling 2d6>5
 
(
5
 
+
1
 
)
 
 
=
1 Success
 
문장력 판정
 
A. 다아시:
rolling 3d6>5
 
(
5
 
+
1
 
+
3
 
)
 
 
=
1 Success
우주선 안이 엄청 외롭지는 않아요. 혼자 이렇게 떠다니는 게 꽤 익숙했던 듯 싶습니다. 그러니까, 이대로 당신에게 돌아가지 못하더라도 제가 너무 괴로운 시간을 보냈을거라고 생각하진 말아주세요. 오히려 홀로 우울하게 있어도 누구도 신경쓰지 않거든요. 신경을 쓸 사람이 없으니까. 애써 생존을 위해 사람들 사이에 끼고 싶어 노력하지 않아도 돼요. 그저 제가 두고 온 것들에만 마음을 집중하고 있으면 되죠. 그 중 한 사람이 당신이라는 걸, 당신이 부디 부담스러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하하. 아서 씨. 저는 생각보다 굉장히 어두운 사람이었나봐요. 당신이 좋아해주고, 기특해한 모습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텐데.
이 전파가 닿았을 때, 당신이 저를 조금 미워하게 되더라도 어쩔 수 없겠네요.
 
필체 판정
 
A. 다아시:
rolling 1d6>5
 
(
2
 
)
 
 
=
0 Successes
 
4문단 총합, 감정+1, 문장+1, 필체 0, 2점.
 
 
마지막 문단
 
A. 다아시:감정 판정 수행합니다.
rolling 2d6>5
 
(
4
 
+
3
 
)
 
 
=
0 Successes
....;;
 
문장력 판정
 
A. 다아시:
rolling 3d6>5
 
(
6
 
+
4
 
+
4
 
)
 
 
=
1 Success
아서 씨. 무의미한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저는 아마 돌아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물론 노력은 하고 있지만, 그러니까... 당신이 저를 말리지 않은 것, 그리고 제가 고집을 피운 것에 대해 사과도 전하고 싶고, 당신과 번듯이 살아가고 싶기도 하지만… 기약이 없어요. 저를 마냥 기다려달라고 말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저는 이 곳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조금 즐기다가, 생존을 위한 방법을 연구하다가, 혹여나 동아줄이 떨어지거든 잡고 나가겠습니다. 그 때 당신이 있는 곳은 얼마나 오랜 시간이 흘러 있을까요? 얼마나 많은 것이 바뀌어 있을까요?
알 수 없습니다.
아서 씨.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새로 덧대어 입력한 것이에요.
돌아갈 수 있을지, 돌아갈 수 없을지 확신할 수 없는 순간에 저는 이상하게 당신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어요. 당신에게 전파를 보내고 싶었어요. 기다리지 마세요. 당신의 삶을 살아가세요. 정말 많은 것이 바뀌어 있더라도…. 그래요, 농담을 조금 덧붙이자면, 당신과 만났을 때 이미 당신은 늙어 있었으니까, 더 늙은 당신을 알아보지 못할 리도 없고, 당신은 꽤 고집스럽지 않습니까. 자잘한 것이 바뀌어 있더라도 당신은 당신일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아서. 기다리지 말고 당신의 삶을 살아가세요.
 
A. 다아시:돌아가거든 반드시 당신을 찾아갈게요. 하고 싶은 얘기가 저도 정말 많아요.
우리는 아마 같은 마음일 거예요.
그러니까, 제 전파가 조금이라도 가 닿는다면, 제 경고를 무시하지 마세요.
아서….
 
필체 판정
 
오탈자 판정
 
A. 다아시:
rolling 1d6>5
 
(
5
 
)
 
 
=
1 Success
 
마지막 문단 총합, 감정 0, 문장력 1, 오탈자 1, 2점
 
총합 10점의 서신이 완성되었습니다.
 
당신은 아트로포스 34호를 향해 전파를 보냈습니다.
 
그럼에도 약간 마음에 걸린 것은 어째서였을까요.
 
예감은 적중했습니다.
 
나절이 흐른 뒤, 낯선 무인 우주선이 아스트라이오스로 내려온 것입니다.
 
그러나 행운은 거기까지였습니다.
 
수색선은 행성을 떠날 수 없었습니다.
 
시간이 왜곡된 결과, 모함인 구조선은 수색선의 귀환을 기다리지 않고 돌아간 것입니다.
 
그래도 마냥 나쁜 결과는 아닙니다. 수색선에서 유용한 부품과 자재들을 뜯어낼 수 있었으니까요.
 
백일 후, 당신은 결국 구조됩니다.
 
그러나 당신이 알고 지냈던 사람들은 모두 죽었습니다.
 
아서를 포함해서 말이죠.
 
A. 다아시:시발..........................
...
....
여보....
나글씨교실다시다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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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씨. 여기는 아스트라이오스입니다. 이 곳은 굉장히 생존에 유리하지 않은 환경이에요. 예전부터 도박에 그렇게 능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비장한 각오를 품고 한 도박까지 이렇게 결과가 좋지 않을 줄은 몰랐어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해서 말이에요. …이 곳은 시간이 다른 곳과 다르게 흘러가요.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던 최첨단 과학과, 당연한 상식, 모든 게 존재하지 않아요. 황량한, 태초의 지구와도 같은 환경이죠.
이런 곳에서도 살 수는 있겠지만, 글쎄요.
'살' 수는 있겠지만 사회를 구성할 수는 없겠지요.
 
요약해서 말씀드리자면, 이 행성에서 강한 적색편이가 나타나요. 바깥에서 메시지를 수신하긴 했지만, 아트로포스에서 언제 보낸 메시지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아마 이 메시지도 한참을 있다가 당신에게 전달될지 모르겠습니다.
…….
저보다 한참 인생 선배이신 분들 말 들어서 손해일 건 없다고 늘 생각을 했는데, 왜 딱 그 때만 변덕이 일어났을까요?
아마 당신과, 다른 사람과 살고 싶어서이기도 하겠지만…. 글쎄요. 저는 제 인생이 싫지도 않지만 좋지도 않아서….
그럴듯한 핑계로 세상을 등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끝까지 뜯어 말려서 붙잡으려고 했던 당신한테는….
건방지게도 죄책감이 들어요.
 
혹시 연방우주국에서는 별 소식이 없던가요? 이만큼 거대한 인원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 말이죠. 부디 그 곳에는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긴 신호가 왜곡되어 어떻게 되었는지, 바깥의 소식을 들을 일은 없을 것 같지만….
…….
우습게도 계속 기억이 나요. 어떻게든 저를 붙잡아 두려고 했던 당신의 말이나, 손길이나…. 왜일까요. 솔직히 말해 지금까지 제 인생에서 그렇게까지 제 생존을 바랐던 사람은 없거든요. 보통은 그게 가족이었겠지만 저는 가족이 없으니까.
가족이 있는 사람들은 이런 감정을 아무 대가를 바치지 않고 느낄 수 있는 건가요. 꽤 편안했어요. 아서 씨. 당신과 있으면 말입니다.
 
우주선 안이 엄청 외롭지는 않아요. 혼자 이렇게 떠다니는 게 꽤 익숙했던 듯 싶습니다. 그러니까, 이대로 당신에게 돌아가지 못하더라도 제가 너무 괴로운 시간을 보냈을거라고 생각하진 말아주세요. 오히려 홀로 우울하게 있어도 누구도 신경쓰지 않거든요. 신경을 쓸 사람이 없으니까. 애써 생존을 위해 사람들 사이에 끼고 싶어 노력하지 않아도 돼요. 그저 제가 두고 온 것들에만 마음을 집중하고 있으면 되죠. 그 중 한 사람이 당신이라는 걸, 당신이 부디 부담스러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하하. 아서 씨. 저는 생각보다 굉장히 어두운 사람이었나봐요. 당신이 좋아해주고, 기특해한 모습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텐데.
이 전파가 닿았을 때, 당신이 저를 조금 미워하게 되더라도 어쩔 수 없겠네요.
 
아서 씨. 무의미한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저는 아마 돌아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물론 노력은 하고 있지만, 그러니까... 당신이 저를 말리지 않은 것, 그리고 제가 고집을 피운 것에 대해 사과도 전하고 싶고, 당신과 번듯이 살아가고 싶기도 하지만… 기약이 없어요. 저를 마냥 기다려달라고 말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저는 이 곳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조금 즐기다가, 생존을 위한 방법을 연구하다가, 혹여나 동아줄이 떨어지거든 잡고 나가겠습니다. 그 때 당신이 있는 곳은 얼마나 오랜 시간이 흘러 있을까요? 얼마나 많은 것이 바뀌어 있을까요?
알 수 없습니다.
아서 씨.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새로 덧대어 입력한 것이에요.
돌아갈 수 있을지, 돌아갈 수 없을지 확신할 수 없는 순간에 저는 이상하게 당신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어요. 당신에게 전파를 보내고 싶었어요. 기다리지 마세요. 당신의 삶을 살아가세요. 정말 많은 것이 바뀌어 있더라도…. 그래요, 농담을 조금 덧붙이자면, 당신과 만났을 때 이미 당신은 늙어 있었으니까, 더 늙은 당신을 알아보지 못할 리도 없고, 당신은 꽤 고집스럽지 않습니까. 자잘한 것이 바뀌어 있더라도 당신은 당신일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아서. 기다리지 말고 당신의 삶을 살아가세요.
 
돌아가거든 반드시 당신을 찾아갈게요. 하고 싶은 얘기가 저도 정말 많아요.
우리는 아마 같은 마음일 거예요.
그러니까, 제 전파가 조금이라도 가 닿는다면, 제 경고를 무시하지 마세요.
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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